연구회
Korean Society of Gastrointestinal Cancer Research
Korean Society of Gastrointestinal Cancer Research
신경내분비종양은 모든 장기의 실질을 구성하는 세포 사이에 광범위하게 퍼져있으면서 신경전달 물질 (neurotransmitter), 호르몬과 같은 아민(amine) 또는 펩티드(peptide)를 분비하는 산재성 신경내분비계통(diffuse neuroendocrine system) 세포에서 발생하는 종양으로 1838년 첫 보고 이후 카르시노이드종양(유암종), APUDoma, neuroectodermal tumor, neural creast tumor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불려 왔으며, 최근에 들어서야 신경내분비종양이란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 발생 장기, 분비 물질, 기원 세포 등에 따라서 종양의 특성이 매우 이질적이며, WHO에서는 2010년도에 새로운 조직학적 분류법을 제시하는 등 아직도 보다 많은 연구가 필요한 종양 중 하나이다.
미국에서 2002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0만 명당 2.47-4.48명이 발생하였고 연령별로는 40-60대 사이에 호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성별로는 남성에서 약간 높게 발병하였다. 미국에서 신경내분비 종양은 최근 30년 동안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내시경을 포함한 각종 진단 기술의 발전으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미국에서 카르시노이드 종양의 발생 빈도는 2013년 이후에는 10만 명당 8명 이상으로 추정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정확한 역학 조사가 이루어진 적이 없고, 단일 기관별 후향적 연구가 대부분이어서 이후에 전국적인 유병률이나 발생률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전체 신경내분비종양 중 65-75%가 위장관을 포함한 소화기계에서 발생하며, 나머지는 호흡기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화기계 내에서 위치별 발생 빈도는 보고마다 차이가 있으며, Modlin 등의 대규모 연구에서는 소장(41.8%), 직장(27.4%), 위(8.7%) 순으로 신경내분비종양이 발생하였다.
반면에 국내 보고의 경우 소장 신경내분비종양은 비교적 드물고, 직장 신경내분비종양이 가장 많으며 그 다음 위-십이지장의 순이었다
2010년 WHO 분류에서는 단순히 덩어리를 의미하는 종양이라는 명칭 대신에 더 정확한 용어인 신생물(neoplasm)을 채택하여 신경내분비신생물(neuroendocrine neoplasm, NEN)로 명명하였다. 모든 소화기 신경내분비신생물은 잠정적으로 악성이며, 각각은 전이의 확률이 다른 것으로 간주하였다. 종양의 분화도와 함께 종양의 증식 활동(Ki-67 지수, 유사분열수)에 따라 경도인 G1, 중증도인 G2, 고도인 G3로 나눈 3단계의 등급 체계를 같이 사용하였다(표 1, 2).
(표 1.) 소화기 신경내분비신생물에 대한 WHO 분류
(표 2.) 신경내분비신생물의 등급 체계
2010년 WHO 분류에서는 등급 체계와 함께 병기를 도입하여 종양의 발생 부위, 크기, 범위, 혈관 침범, 림프절 전이와 간 등의 원격 전이 여부에 관하여 TNM 병기 체계로 분류하였다(표 3, 4).
(표 3.) 위장관 신경내분비종양의 미국암연합회 병기
(표 4.) 췌장 신경내분비종양의 미국암연합회 병기
식도는 위장관 신경내분비종양의 발생이 가장 드문 곳 중 하나이며, 일반적으로 60세 이상의 고령에서 발생하고 남성에서 주로 호발한다. 대부분은 저분화 신경내분비암종과 혼합형 샘신경내분비암종이며, 전형적으로 단독 병변이고, 식도 하부 1/3에서 가장 호발한다.
초기 증상은 비특이적이나 병이 진행하면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데 연하곤란이 주된 증상이며, 그 외 흉통, 체중 감소, 역류성 식도염, 피로, 흑색변이 있다. 식도 고분화 신경내분비종양은 림프절 전이가 거의 없으며 매우 양호한 예후를 보이는 반면에 저분화 신경내분비세포 종양 환자의 전체 생존율은 대개 6개월 미만이다.
대부분의 위 신경내분비종양은 히스타민을 분비하는 장크롬친화 유사세포로부터 발생한다. 혈중 가스트린의 만성적인 상승으로 인하여 장크롬친화 유사세포의 과다증식(hyperplasia)과 이형성(dysplasia)이 일어나 오랜 시간에 걸쳐 장크롬친화 유사세포 카르시노이드종양이 발생하게 된다. 만성 위축성 위염 및 다발내분비샘종양 1형(multiple endocrine neoplasia [MEN] type 1, MEN I)과 관련된 가스트린종(gastrinoma, 졸링거-엘리슨 증후군[Zollinger-Ellison Syndrome])은 고가스트린혈증(hypergastrinemia)으로 인한 장크롬친화 유사세포 카르시노이드종양의 빈도를 증가시키는 경우들이다. Rindi 등은 위 신경내분비종양을 임상병리학적인 양상에 따라 세 가지 아형으로 분류하였으며, 최근에 제4형을 추가하였다(표 5).
(표 5.) 위 신경내분비종양의 유형
위장관 신경내분비종양의 2-5%는 십이지장에서 발생하며, 남성에서 약간 더 호발한다. 평균 연령은 대개 60대이고 대부분 산발적으로 천천히 자라는 고분화 종양이다. 가스트린을 분비하는 신경내분비종양이 가장 흔하고 소마토스타틴을 분비하는 종양, 십이지장 신경절세포 부신경절종(gangliocytic paraganglioma)의 순이며, 비기능성 신경내분비종양과 저분화 신경내분비암종은 매우 드물다. 90% 이상이 십이지장 구부나 제2부에 발생하고, 약 25%가 팽대부 주변에서 발생한다. 가스트린을 분비하는 신경내분비종양은 십이지장 신경내분비종양 중 가장 흔한 조직형으로 약 62-65%를 차지한다. 가스트린을 분비하는 종양 중 졸링거-엘리슨 증후군과 관련하여 임상적으로 기능성인 종양을 가스트린종이라고 부른다. 대부분 십이지장 구부에 위치하며, 크기가 2 cm보다 작은 용종 모양의 병변으로 점막하층이나 점막층에 국한되어 있다. 소마토스타틴종은 두 번째로 흔한 조직형으로(18-21%) 대개 바터팽대부나 팽대부 주변에서 발생하며, 평균 크기는 2.3 cm이다.
대개 신경내분비종양과 관계 없는 증상으로 상부내시경 검사를 하다가 발견된다. 십이지장 신경내분비종양에서 전이는 6-10% 미만에서 나타난다. 호르몬 증후군과 관련이 없는 십이지장 신경내분비종양의 경우 크기가 10 mm보다 작고 G1이면서 혈관이나 고유근층의 침범이 없으면, 전이 확률이 매우 낮으며 초기 십이지장 신경내분비종양으로 간주할 수 있다. 5년 생존율은 84%로 보고되고 있다. 국소적인 경우 5년 생존율이 95%로 양호하지만, 전이가 있는 경우 10% 내외로 낮아진다.
모든 위장관 신경내분비종양 중 약 44%가 소장에서 발생하며, 회장은 위장관 신경내분비종양이 가장 흔히 발생하는 곳이다. 육안적으로 소장 신경내분비종양은 내강으로 돌출되어 있는 단단한 노란 점막하 종양의 형태로 보이고 장중첩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회장 신경내분비종양의 90%는 근육층을 침범하여 진단 당시 림프절 전이나 원격 전이가 있다. 1 cm이하의 종양 중 11-25%에서 림프절 전이나 원격 전이를 하는 반면, 2 cm 이상의 종양의 경우 73-95%에서 림프절 전이나 원격 전이를 한다.
소장 신경내분비종양은 비기능성 종양과 기능성 종양으로 분류해 볼 수 있는데 먼저, 비기능성 종양 중 무증상의 원위부 소장 신경내분비종양은 간으로 전이된 내분비종양의 원발 부위를 찾다가 발견되거나,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면서 말단 회장까지 삽입하면서 우연히 발견된다. 진단 당시 종양의 크기가 2 cm 이상이며, 근육층을 침범하고 국소 림프절 전이가 있는 경우가 흔하다. 전형적인 증상은 간헐적인 복통이며, 수년간 과민성장증후군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다. 기능성종양은 공장이나 회장 신경내분비종양이 간으로 전이된 경우의 18%에서 카르시노이드 증후군이 나타난다. 카르시노이드 증후군의 증상 및 징후는 홍조, 설사, 카르시노이드 심장질환, 간헐적인 기관지 수축 등이다. 전반적인 5년 생존율은 64%이고 국소 질환인 경우는 5년 생존율이 74%, 원격 전이가 있는 경우는 453%이다.
충수돌기는 위장관에서 신경내분비종양이 가장 흔히 생기는 곳 중 하나이고 남녀 비는 1:2이다. 대부분은 무증상으로 우연히 발견되며, 급성 충수돌기염 수술이나 우연한 충수돌기 절제술 때 발견된다. 대개 크기는 1 cm 미만으로 작고 2 cm 이상인 경우는 드물며 전이도 드물다. 전반적인 예후는 좋은 편이고 10년 생존율이 98%를 넘는다.
대장 신경내분비종양은 전체 신경내분비종양의 5% 정도를 차지한다. 진단 당시 평균 연령은 대장암과 유사하게 65세이고 여성에서 흔하다. 우측 대장에서 더욱 흔히 발생하고 다른 종류의 신경내분비종양보다 크기가 커서 평균 5 cm 정도이다. 대장 신경내분비종양은 대개 비기능성이지만 때로는 세로토닌 분비 종양 형태로 발견될 수 있다.
대장 신경내분비종양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발견 당시 대체로 크기가 크고, 대부분 맹장이나 상행 결장에 있고, 병이 진행된 상태라는 것이다. 증상은 대개 진행된 경우 설사, 위장관 출혈, 식욕 부진, 체중 감소 등이 나타나고 복통이나 대장 폐색 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 1/3 정도의 환자에서 원격 전이가 발생한다. 전반적인 5년 생존율은 33-42% 정도로 가장 불량하다.
직장은 위장관 신경내분비종양이 두 번째로 많이 생기는 장소이며(27.4%), 대부분 양성 신경내분비종양의 임상 특성들을 나타낸다. 직장의 신경내분비종양은 샘(gland)의 깊은 부분에서 발생된 상피종양으로 점막종양과 비슷하게 점막 내 근육을 통하여 점막하층까지 침범한다. 직장의 신경내분비종양은 선암종에 비하여 진행이 더디고, 대략 반수에서 증상이 없다. 직장 신경내분비종양은 S자결장경 또는 대장내시경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40%이고,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혈변, 체중 감소, 변비, 대변 습관의 변화 등이 있으며 병이 진행되면 직장의 통증이나 가려움증이 나타날 수 있다. 5년 생존율은 국소 병변의 경우 87%, 원격 전이의 경우 25% 정도이다.
췌장 신경내분비종양은 췌장 내의 랑게르한스섬(islets of Langerhans)에서 기원하는 내분비종양이며, 매우 드문 종양으로 모든 췌장종양 중 약 1-10%에 해당한다. 우리나라와 인접한 일본에서 췌장 신경내분비종양의 연간 발생률은 100만 명당 1-4례 정도이며, 우리나라도 이와 비슷할 것으로 예측된다. 분비되는 물질과 그 연관 증상에 따라 기능성과 비기능성 종양으로 분류할 수 있다.
다발내분비샘종양은 유전자의 변형이나 변이에 의하여 한 환자의 여러 내분비샘에 종양이 발생하여 다양한 증상을 보이는 드문 질환이다. 임상 양상에 따라 크게 1형과 2형으로 구분하지만 임상 양상은 많은 부분에서 공통점이 있다. 다른 종양에 비하여 다중심성으로 발생하고 재발이 흔하여 완치가 어려운 특징이 있다.
현재까지 신경내분비종양의 생화학 표지자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chromogranin A (CgA)와 소변의 5-hydroxyindoleacetic acid (5-HIAA)이다. 특히 CgA는 혈청, 혈장, 조직 모두에서 측정이 가능하며, 다양한 신경내분비종양에서 발견되기 때문에 진단에 가장 기본이 되는 검사이다. 이 외에도 신경내분비종양은 각각의 종양 특성에 따라서 가스트린, 인슐린, 세로토닌, 글루카곤 등을 진단에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특수한 생화학 표지자들은 신경내분비종양의 생물학적 특성과 위치, 범위 등을 진단하는 데 도움이 되어 근래에는 신경내분비종양의 진단과 치료에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표 6).
(표 6.) 소화기 신경내분비종양의 생화학 표지자
신경내분비종양의 진단 및 해부학적 위치를 결정하는 데 가장 유용한 내시경 검사는 종양의 종류 및 위치, 임상 양상에 따라 이용 방법이 다양한데 상부위장관내시경 검사는 Treitz인대까지의 병변, 대장내시경 검사는 회장, 대장, 직장의 병변, 캡슐내시경 검사(capsule endoscopy)나 이중풍선 소장내시경 검사(double balloon enteroscopy)는 소장의 병변을 진단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초음파내시경은 위, 십이지장, 췌장, 직장의 병변을 진단하고 병기 설정 등 수술 전 평가에 높은 민감도를 가지고 있다.
방사성 의약품을 이용한 핵의학 검사들은 종양의 대사 활성도나 분자생물학적 특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면, 소마토스타틴 수용체 신티그래피를 이용하면 신경내분비종양의 예후를 예측할 수 있어, 다른 영상 진단법으로 발견된 신경내분비종양이 신티그래피에서 음성으로 나오면 저분화 종양이거나 예후가 좋지 않음을 시사하며, 소마토스타틴 유사물을 이용한 치료 효과가 감소할 것을 예측할 수 있다. 이러한 신티그래피 음성 소견은 큰 종양 크기와 함께 나쁜 예후를 예측하는 인자이며, 기능적 영상 기법은 세포 수용체 발현율이나 대사 활성도, 분화도와 같은 종양의 생물학적 특징을 보여줄 수 있으므로, 신경내분비종양의 치료 방침을 세우는 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카르시노이드 증후군 관리의 기본은 스트레스와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상황이나 조건(알코올, 치즈, 커피, 운동 등)을 피하고, 펠라그라를 예방하기 위해서 니코틴아미드(nicotinamide)를 식이로 보충하는 것이다.
카르시노이드 증후군의 약물 치료로 소마토스타틴 유사물인 옥트레오타이드는 카르시노이드 환자의 증상을 조절하며, 카르시노이드 발작과 연관된 급성 증상들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므로 카르시노이드 증후군의 다른 약제들을 대체하는 일차 치료제가 되었으며, 소변 5-HIAA로 반응을 추적할 수 있다.
2011년에 발표된 국제종합암네트워크 권고안(표 7)은 북미신경분비종양학회나 유럽신경내분비종양학회에서 제시하는 권고안에 비하여 보다 구체적으로 신경내분종양의 추적 관리에 대하여 제시하고 있다. 또한 권고안의 추적 관리 지침에 대하여 권고 수준 및 문헌근거 수준을 명확히 언급하고 있다.
(표 7.) 소화기 신경내분비종양 추적 관리의 국제종합암네트워크 권고안
북미신경내분비종양학회 권고안은 2010년에 발표되었으며, 2010년 WHO 분류 및 TNM 병기에 따라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이 권고안은 국제종합암네트워크 권고안과는 달리 추적 간격 및 추적 방법에 대한 언급이 상대적으로 빈약하고 권고 수준 및 문헌근거 수준에 대한 언급이 없다.
유럽신경내분비종양학회 권고안은 2009년에 제시되어 소화기 신경내분비종양의 추적 관리의 지침을 2000년 WHO 분류 및 TNM 병기에 따라 권고하고 있다. 이 권고안은 북미신경내분비종양학회 권고안과는 달리 추적 간격과 추적 방법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권고하고 있지만, 국제종합암네트워크 권고안과는 달리 그 권고 수준 및 문헌근거 수준에 대한 언급이 없다(표 8).
(표 8.) 소화기 신경내분비종양 추적 관리의 유럽신경내분비종양학회 권고안
